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최고작품상’을 수상하였고,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인 ‘스트레가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아들의 땅』으로 평단의 만장일치 찬사를 받으며 프랑스 만화비평가협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던, 이탈리아 최고 그래픽 노블 작가 지피.

그의 신작 『스테이시』는 말 한마디로 걷잡을 수 없는 논란에 휘말린 어느 시나리오 작가의 몰락기를 그린 이야기로, 주인공 지아니가 자신의 순수한 행동으로 야기된 불합리한 결과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을 감당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내적 갈등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스테이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배척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인 ‘캔슬 컬처Cancel Culture’, 이른바 ‘취소 문화’로 촉발된 논란을 다룬 그래픽 노블이자, 저자인 지피가 한때 은퇴를 선언하였다가 2023년 복귀와 동시 발표한 작품으로써 2021년 자신과 연루된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답변이자 저자 자신의 예술적 관점을 담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소셜 네트워크의 패악과 현대사회의 모순된 윤리에 질문을 던지며 때로는 극단적인 농담으로, 때로는 과장된 유머를 섞은 드로잉으로 인물의 심리적 갈등을 심도 있게 표현한 『스테이시』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팔로우를 취소하고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공격 문화에 대한 트라우마를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다.